안녕하세요.
'나를 다시 세우는 기록'을 쓰고 있는 플로라입니다.
최근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정말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걸까?
아니면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의 나를 그리워하는 걸까?
이 질문 하나가 제 마음을 오래 붙잡았습니다.
사랑이 끝난 후 가장 오래 남는 것은 무엇일까
이별을 하면 우리는 흔히 사람을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제가 자주 떠올렸던 것은 사람이 아니라 장면들이었습니다.
함께 갔던 식당.
퇴근 후 나누던 대화.
별다른 이유 없이 "잘 도착했어?"라고 묻던 메시지.
필요한 것을 말하지 않아도 먼저 챙겨주던 모습.
신기하게도 떠오르는 것은 다정했던 순간들이었습니다.
반대로 다투었던 기억이나 힘들었던 시간은 점점 희미해졌습니다.

기억은 현실보다 아름답게 편집된다
심리학에서는 사람의 기억이 사진처럼 저장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을 다시 편집합니다.
좋았던 순간은 더 따뜻하게,
힘들었던 순간은 조금씩 흐려집니다.
그래서 이별 후에는 현실의 사람이 아니라
기억 속의 사람을 그리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내가 그리웠던 것은 '우선순위가 되는 경험'이었다
그는 저를 많이 챙겨주던 사람이었습니다.
시험이 있으면 서울까지 운전해서 데려다주고,
도시락도 준비해 주고,
보고 싶으면 먼 길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너무 자연스러워 특별한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다른 사람들을 만나 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그렇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요.
그러면서 깨달았습니다.
제가 그리워한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던 경험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사랑받는다는 느낌은 중독성이 있다
누군가의 하루에서 내가 우선순위가 되는 경험.
별일이 없어도 안부를 묻는 사람.
작은 것 하나도 기억해 주는 사람.
이런 경험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행복을 상대에게만 의존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사람을 만나고,
누군가와 계속 대화를 이어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결국 공허함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요즘의 저는 조금 다른 질문을 합니다
예전에는
"그 사람이 최고의 사람이었을까?"
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지금은
"왜 나는 그 사람이 계속 생각났을까?"
를 묻습니다.
질문의 방향이 바뀌니 답도 달라졌습니다.
그 사람을 붙잡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 시절의 나를 이해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누군가가 채워주는 삶보다 내가 만들어가는 삶
요즘 제 목표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고,
부동산 뉴스를 정리하며 블로그를 운영하고,
아이들과의 미래를 준비합니다.
예전에는 누군가가 여행을 계획해 주길 기다렸습니다.
지금은 제가 직접 경제적 여유를 만들고,
아이들과 원하는 곳을 함께 여행하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제 힘으로요.
플로라의 한 줄 생각
사람은 떠나도,
그 사람 덕분에 알게 된 나의 모습은 남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누군가가 만들어 준 행복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만들어 낸 삶이 더 오래 간다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의 기록
오늘도 하나를 배웠습니다.
잃어버린 것은 사랑일 수도 있지만,
그 사랑 속에서 느꼈던 나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이제는 누군가를 찾기보다,
다시 나를 만들어 가는 시간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조금 늦더라도,
이번에는 흔들리지 않는 나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사랑은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 사람을 통해 나 자신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 알랭 드 보통의 사랑 철학에서 영감을 받아